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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

밥먹고 이닦고 밥먹고 이닦고 밥먹고 이닦고 밥먹고 이닦고 밥먹고 … 오늘도 나의 하루는 이렇게 저무는구나 … 이닦고 밥먹고 이닦고 밥먹고 이닦고 밥먹고 이닦고 밥먹고 … Advertisements

공감

오늘도 난 어김 없이 99명의 사람들 곁에서 하루를 보냈고 그들은 한결 같은 목소리로 아주 가까이에서 외치고 있었다. 내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왜 내말을 이해하지 못하냐고, 나를 인정해달라고,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똑똑히 보라고, 나는 지금 죽을 만큼 힘들다고, 어쩔 수 없었다고!!! 그리고 내일 나는 공감을 원하며 사랑에 목말라하는 99명의 사람들 속에 있게 될 것이다. 분명히.

칼퇴근

출근길부터 칼퇴근을 작정한 날은, 퇴근시간을 지키기 위한 기민한 업무처리로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다줌은 물론 퇴근을 가로 막는 예기치 못한 온갖 난관과 역경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활동으로 돌파함으로써 “자네야말로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바람직한 인재상이란 말이야!”라는 팀원을 향한 상사의 무한애정을 자극하여 노사가 상생하고 2020년 10배 매출성장을 달성하는 참으로 위대한 날이라 하겠다. 흠…

감사드립니다

먼 곳까지 오셔서 결혼식에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생각할 수록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부친이 옥중에 있는 데도 가장 가까이에서 어두운 모습 한 번 보이지 않고 곁에서 도와주고 챙겨주었던 친구. 선교지로 떠나시면서도 오히려 축의금을 보내주셨던 선교사님. 교통사고로 입원중에 있으면서도 큰 힘이 되어주었던 형님.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아름다운 결혼식을 연출해 주신 목사님.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소중하고 감사한 기억들로 인해 저희 가정의 첫출발이 가벼울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언제나 여러분에게 빚진 마음으로 행복한 가정 이루며 살아가겠습니다.

방화동에서의 독신 생활기

전세 계약이 일찍 체결되어 결혼전까지 빈집으로 놓아둘 순 없다는 생각에 독신 생활을 시작했다. 그동안 1층을 떠나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6층 생활이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했다. 책상 앞을 가득 채운 유리창 너머로 밤하늘을 보며 컴퓨터앞에 앉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소소한 행복감을 가져다 주었다. 혼자 살아본적이 없어 스스로 아침을 챙겨 먹는다는 것은 퍽 귀찮은 일이었다. 회사 앞 포장마차에서 따뜻한 국과 밥대신 샌드위치를 먹는게 일상이 되어버렸으니까. 며칠 전엔 예비신부가 와서는 생전 처음으로 국을 끓인다며 김치찌게와 밥을 차려주었다. 부서져 엉켜있는 두부와 숟가락으로 깊이 찔러야 간신히 국물을 뜰 수 있었으므로 먹는 동안 표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건 반사신경과도 같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 그 자리에서 한 냄비를 다 비웠다. 제법 맛있었다. 고맙기도 하고 안심이 놓이기도 하고. 여하튼 다행이다. 오늘 저녁엔 김치부침개를 해주겠단다.

김광석의 노래를 안주 삼아

사람이 살다보면 아무 일 없어도 행복감을 느낄 때가 있는가 하면 마냥 심란해질 때가 있다. 아내될 사람이 오늘 친구와 같이 자겠다고 해서 방이 하나뿐인 탓에 내가 인천에 내려가서 자기로 했다. 그래서 모처럼 여유를 갖고 사무실에 늦게까지 혼자서 있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결혼이란게 참 이상하다. 평소에는 나는 꽤 젠틀하고, 그래도 매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녀를 만나고 결혼하기로 작정을 하고부터는 점잖은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함부로 말하고, 화내는 건 보통이고, 질투에다 권위를 내세우고 이것저것 요구하기 시작했다. 싸움도 점점 잦아지고 목소리도 더욱 높아만 간다. 결혼이 고작 3주 앞에 다가왔는데. 자상한 남편, 인자한 아버지를 꿈꾸어 왔는데 정작 결혼 앞에서 내 속에 도대체 어떤게 담겨 있었는지 내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다. 그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 주지 못해 늘 미안하다. 사람만큼 소중한 건 아무 것도 없다던데, 그것보다 더 하찮은 것에 마음이 사로잡혀 지금 뭐하는 짓인지. 언젠가 광수 생각에서 “소주 안주로 가장 좋은 것이 김광석의 노래”란다. 나는 지금 김광석의 노래를 듣고 있다.